상하방과 백열전등
演唱:박재관우리 집은 방이 두 개, 당시의 입에도 귀에도 많이 오르내리던 그 유명한 ‘상하 방’이었다. 맨 처음 광주로 이사를 왔을 때 살던 집을 빼면 늘 상하 방에서 살았던 것 같다. 그 한 칸짜리 방에서 살 때, 방문 앞에는 무화과나무가 있었다. 어느 날부터 그 나무는 내 기억 속에 튼튼히 뿌리내렸다. 정확히 말하면 어느 날부터는 맞는데, 그 집을 떠나고 몇 년이 지난 후의 어느 날일 것이다. 그때 주인아저씨는 머리가 벗겨진 대학교수였는데, 마치 만화 속 캐릭터처럼 생겼었다. 아저씨의 키는 작고 구슬처럼 둥글고 반질거리는 두상을 가졌었다. 그는 나를 볼 때마다, 나더러 무화과를 따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. 내가 파란 열매를 따서 곧잘 버리곤 했으니, 잘 익으면 같이 먹자는 말이었다. 그 집에 사는 누구나 변소에 가려면 우리 방을 지나쳐야 했는데, 그런 이유로 주인아저씨와도 곧잘 부딪혔고 인사하는 나에게 늘 그 말만 했었다. 내가 상당히 장난꾸러기였나 보다. 아무튼 젊은 부모님이나 어린 동생과의 시절이 떠오르면, 마치 내 삶의 기본 기억인 양 그 무화과나무는 물론 한 칸짜리 방과 변소까지 잊을 수가 없다.
검은 손잡이를 돌리면
똑딱 소리가 나는
백열전등을 켜고 싶다.
그 옛날 붉은 불빛 아래서
나는 무엇으로 존재했었는지
그 불빛 아래로 가고 싶다.
밤이면
천장 배꼽에서 빠져나와 흔들리는
작은 불빛 밑에 모여
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책상다리 아버지는
한 손으로 붉은 발바닥을 토닥이며
구슬프게 사요나라 사요나라 하다가
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
그 옆의 어머니는 이를 앙다문 채
꿰맨 양말의 실을 끊어대며
어머니 등 뒤 그림자 속에는
낮에 못다 한 달음질을 마저 하는 듯
찢어진 폼으로 동생이 색색거린다.
나는 곧 똑딱 소리와 함께 올
어둠을 기다리며
코도 후비며
껌벅껌벅
무슨 생각을 했을까.
나에게는
방문을 열면 무화과나무랑 눈이 마주치고
변소 가는 사람마다 우리 방문 앞을 지나쳐야 했던
그 한 칸짜리 셋방에서
백열전등 검은 귀때기를 비틀어
빛을 마음대로 하던
조그맣고 까만 하나님이던 시절이 있었다.
천장 너머 굵은 대들보의 기가 탯줄처럼 이어져
쥐들이 퉁탕거릴 때마다 가늘게 떨리던 그 빛이
아직도 어린 나를 둥그렇게 감싸고 있다.
남은 인생만큼 뒤로 돌아갈 수 있다면
뛰어 돌아가서
검은 손잡이를 돌리면
똑딱 소리가 나는
백열전등을 켜고 싶다.
검은 손잡이를 돌리면
똑딱 소리가 나는
백열전등을 켜고 싶다.
그 옛날 붉은 불빛 아래서
나는 무엇으로 존재했었는지
그 불빛 아래로 가고 싶다.
밤이면
천장 배꼽에서 빠져나와 흔들리는
작은 불빛 밑에 모여
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책상다리 아버지는
한 손으로 붉은 발바닥을 토닥이며
구슬프게 사요나라 사요나라 하다가
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
그 옆의 어머니는 이를 앙다문 채
꿰맨 양말의 실을 끊어대며
어머니 등 뒤 그림자 속에는
낮에 못다 한 달음질을 마저 하는 듯
찢어진 폼으로 동생이 색색거린다.
나는 곧 똑딱 소리와 함께 올
어둠을 기다리며
코도 후비며
껌벅껌벅
무슨 생각을 했을까.
나에게는
방문을 열면 무화과나무랑 눈이 마주치고
변소 가는 사람마다 우리 방문 앞을 지나쳐야 했던
그 한 칸짜리 셋방에서
백열전등 검은 귀때기를 비틀어
빛을 마음대로 하던
조그맣고 까만 하나님이던 시절이 있었다.
천장 너머 굵은 대들보의 기가 탯줄처럼 이어져
쥐들이 퉁탕거릴 때마다 가늘게 떨리던 그 빛이
아직도 어린 나를 둥그렇게 감싸고 있다.
남은 인생만큼 뒤로 돌아갈 수 있다면
뛰어 돌아가서
검은 손잡이를 돌리면
똑딱 소리가 나는
백열전등을 켜고 싶다.